전문가는 속도를 만들고, 충성은 방향을 만든다

porcorosso

Hatched by porcorosso

Aug 0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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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조직을 바꾸지만, 충성의 대상이 조직의 운명을 바꾼다

기관장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얼마나 유능한가”가 아닐 수 있다. 더 불편하지만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그 사람은 누구에게 충성할 것인가?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면 조직은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익숙한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업계의 언어를 알고 있으며, 짧은 시간 안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조직 내부 인사를 중용하면 제도와 구성원을 이해하고, 축적된 경험을 활용하며, 변화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선택지는 흔히 잘못된 방식으로 비교된다. 외부 전문가는 실력 있고 내부 인사는 조직 논리에 갇혀 있다는 식이다. 혹은 외부 인사는 조직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하고 내부 인사만이 진정한 충성심을 가진다는 식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전문성과 충성심은 서로 대립하는 기준이 아니라, 서로 다른 종류의 위험을 통제하는 기준이다.

한쪽은 무능의 위험을 줄인다. 다른 한쪽은 사유화의 위험을 줄인다. 좋은 인사는 이 둘을 동시에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외부 전문가는 왜 빠른 효과를 만드는가

외부에서 영입된 전문가는 조직 안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들을 낯설게 본다. 내부 구성원에게는 수년간 반복되어 온 회의 절차, 보고서 형식, 승인 구조가 그저 업무의 일부지만, 외부인은 그것이 실제 성과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묻는다.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조직에 상당한 긴장과 속도가 생긴다.

예를 들어 홍보와 마케팅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사람이 관광 정책을 담당하게 되었다고 하자. 그는 관광 행정의 모든 세부를 처음부터 알지는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국가나 도시의 매력을 어떤 이야기로 만들고, 어떤 시장에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며, 여러 기관의 메시지를 어떻게 하나로 묶는지는 잘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조직이 오랫동안 공급자 중심으로 생각해 왔다면, 그는 수요자와 관객의 시선으로 사업을 다시 보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외부 전문가의 가장 큰 장점이다. 조직이 문제라고 부르던 것을 고객의 경험으로 번역하는 능력이다. 내부에서는 “예산이 부족하다”, “절차가 복잡하다”, “전례가 없다”고 말할 때, 외부 전문가는 “그래서 이용자는 무엇을 얻는가”라고 물을 수 있다.

또한 외부인은 인맥과 관행의 균형을 깨뜨린다. 특정 부서가 언제나 결정권을 행사하고, 특정 사업이 늘 우선순위를 차지하며, 특정 인물이 비공식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가 있다면, 내부 인사는 그 구조를 비판하기 어렵다. 그 질서 안에서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온 사람은 적어도 처음에는 그 질서에 빚진 것이 적다.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착시가 있다. 낯섦은 독립성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독립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외부 전문가는 내부 관행에 덜 묶여 있는 대신, 자신이 잘 아는 업계의 논리에는 더 강하게 묶여 있을 수 있다. 광고 출신의 기관장이 모든 문제를 홍보 문제로 해석하거나, 기업 경영자가 공공기관을 수익성만으로 평가한다면, 외부 경험은 개혁의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편향이 된다.

따라서 전문성은 단순한 경력의 길이가 아니다. 현재 맡은 공적 역할의 목적을 이해하고, 자신의 익숙한 해법이 통하지 않을 때 수정할 수 있는 능력까지 포함해야 한다.

충성심은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은 권력의 개인화를 거부하는 문장이다. 조직에 충성한다는 말도 그 자체로는 충분하지 않다. 조직은 하나의 인격체가 아니며, 조직 안에는 상급자, 동료, 규정, 예산, 관행, 그리고 시민의 권리가 함께 존재한다. 어떤 조직 구성원이 상급자의 명령을 따르면서 그것을 조직에 대한 충성이라고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충성심을 세 층위로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개인에 대한 충성이다. 특정 지도자나 임명권자의 의중을 우선하고, 그 사람의 성공을 조직의 성공과 동일시하는 태도다. 이 형태의 충성은 단기적으로 매우 효율적이다. 지시가 빠르게 전달되고, 반대 의견이 줄어들며, 조직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효율은 취약하다. 개인의 판단이 틀리는 순간 조직 전체가 함께 무너진다.

둘째는 조직에 대한 충성이다. 규정, 절차, 동료, 기관의 명성을 지키려는 태도다. 개인에 대한 충성보다 훨씬 건강하지만, 이것도 충분하지는 않다. 조직의 관행이 잘못되었을 때 “원래 이렇게 해 왔다”는 이유로 침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을 지키는 일이 조직의 존재 이유를 배반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셋째는 임무와 헌법적 가치에 대한 충성이다. 공공기관이라면 국민의 권리, 법치, 안전, 공정성, 그리고 기관이 설립된 목적을 우선하는 태도다. 이것은 상급자나 조직에 대한 무조건적 복종이 아니다. 오히려 필요한 순간에는 명령을 거부하고, 내부의 문제를 드러내며, 조직이 스스로 정한 목적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제동을 거는 행위다.

진정한 충성은 명령을 빠르게 수행하는 능력이 아니라, 명령이 조직의 목적을 배반할 때 멈출 수 있는 능력이다.

이 기준에서 보면 한 군인의 증언은 단순한 개인의 소신 발언이 아니다. 그것은 공적 조직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에 관한 선언이다. 제복은 상급자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보호하기 위한 공적 신뢰의 표지다. 명령 체계가 존재하더라도 그 명령 체계의 최종 목적은 시민의 안전과 헌정 질서에 있어야 한다.

이 원리는 문화, 관광, 콘텐츠를 담당하는 기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총을 들지 않는 기관이라고 해서 충성의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예산을 배분하고, 산업을 지원하고, 국가의 이미지를 만들고, 특정 정책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모든 조직에는 권력과 책임이 존재한다. 그곳에서도 기관장이 개인의 요구를 기관의 임무로 포장할 수 있고, 구성원이 조직 보존을 공익으로 착각할 수 있다.

빠른 성과와 오래가는 신뢰 사이의 긴장

외부 전문가를 선호하는 인사 철학은 흔히 “즉각적인 효과”를 목표로 한다. 이 목표는 현실적이다. 조직이 정체되어 있고 정책 성과가 보이지 않을 때, 신속한 변화는 시민에게도 중요하다. 그러나 공공조직의 성과는 민간기업의 성과와 다르다. 제품 판매량이나 시장 점유율처럼 단일 지표로 평가하기 어렵고, 성과의 속도와 정당성의 깊이가 함께 측정되어야 한다.

여기서 유용한 구분이 있다. 조직 변화에는 두 가지 속도가 존재한다.

하나는 운영의 속도다. 의사결정을 빨리 하고, 사업을 재설계하고, 새로운 전문가를 배치하며, 낡은 절차를 줄이는 속도다. 외부 전문가는 이 속도를 높이는 데 강점이 있다.

다른 하나는 신뢰의 속도다. 구성원과 시민이 그 변화를 납득하고, 결정이 특정인의 사적 목적이 아니라 공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믿게 되는 속도다. 이 속도는 명령으로 끌어올릴 수 없다. 설명, 검증, 이의 제기, 책임의 기록을 통해서만 높아진다.

운영의 속도만 높이면 개혁은 폭주가 된다. 반대로 신뢰의 속도만 중시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정당화의 과정에 머문다. 기관장은 두 속도를 조율해야 한다. 빠르게 결정하되,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 남겨야 한다. 외부 인사를 데려오되, 조직 내부의 반론이 안전하게 제기될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성과를 요구하되, 성과를 위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먼저 공개해야 한다.

이 점에서 기관장 인사는 단순히 가장 뛰어난 사람을 찾는 문제가 아니다. 어떤 종류의 오류를 감수할 것인지 결정하는 설계 문제다.

내부 인사를 선택하면 관성의 오류가 커질 수 있다. 조직이 기존의 실패를 반복하고도 그것을 안정성이라고 부를 위험이 있다. 외부 인사를 선택하면 맥락 무시의 오류가 커질 수 있다. 새로운 지도자가 기관의 역사와 전문성을 존중하지 않고, 자신의 성공 공식을 이식하려 할 위험이다.

따라서 인사 검증에서 물어야 할 것은 “외부인가, 내부인가”가 아니다. 다음 네 가지 질문이 더 중요하다.

첫째, 이 사람은 자신의 전문성을 공공의 목적에 맞게 변환할 수 있는가.

둘째, 자신이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내부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가.

셋째, 임명권자의 요구와 기관의 법적, 공적 임무가 충돌할 때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넷째, 자신의 결정이 틀렸을 때 그것을 공개적으로 수정할 수 있는가.

경력은 첫 번째 질문의 일부만 답해 준다. 나머지는 과거의 선택, 반대 의견을 다룬 방식, 실패에 책임진 태도, 권한을 행사할 때의 언어에서 드러난다.

기관장은 조직의 엔진이 아니라 방향타다

공공기관을 자동차에 비유해 보자. 외부 전문가는 강력한 엔진을 가져올 수 있다. 시장을 이해하고, 홍보를 설계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능력은 조직의 속도를 높인다. 하지만 방향타가 없는 자동차는 빠를수록 위험하다. 목적지를 잘못 정한 상태에서 가속하면, 무능한 정지보다 유능한 질주가 더 큰 피해를 만들 수 있다.

기관장의 핵심 역할은 모든 일을 직접 잘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의 전문성을 한 방향으로 모으고, 그 방향이 공적 목적과 일치하는지 끊임없이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기관장은 실무의 세부를 장악하기보다 판단의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콘텐츠 지원기관의 성과를 단지 투자액, 제작 편수, 해외 진출 건수로만 측정할 수는 없다. 그런 지표는 중요하지만, 누구에게 기회가 배분되었는지, 실패한 창작자에게 재도전의 공간이 있었는지, 공공지원이 시장에서 소외된 목소리를 얼마나 확장했는지까지 보아야 한다. 관광기관 역시 방문객 수만 늘리면 성공한 것이 아니다. 지역 주민의 삶을 훼손하지 않았는지, 특정 지역에 이익이 편중되지 않았는지, 국가 이미지가 실제 경험과 일치하는지도 중요하다.

전문가가 가져와야 할 것은 자신만의 정답이 아니라 더 나은 질문을 만드는 능력이다. 그리고 충성심이 증명되는 순간은 조직이 잘될 때가 아니라, 자신의 성과를 제한할 수 있는 원칙을 받아들일 때다. 기관장이 “이 사업은 성과가 커 보여도 절차상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는 조직의 속도를 늦추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을 오래 달리게 하는 사람이다.

이 원칙은 구성원에게도 적용된다. 상급자의 지시를 따르는 것과 책임을 다하는 것은 언제나 같은 일이 아니다. 조직을 진정으로 지키려면 때로는 내부의 불편한 사실을 보고하고, 회의록에 반대 의견을 남기고, 모호한 명령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며, 법적 근거와 대상 범위를 묻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것은 불복종의 문화가 아니라 책임 있는 복종의 문화다.

좋은 인사를 만드는 세 가지 안전장치

전문가 영입과 공적 충성심을 함께 확보하려면 개인의 양심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도 권한과 정보가 집중된 환경에서는 판단이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인사는 사람을 고르는 일인 동시에, 사람이 잘못될 가능성을 관리하는 제도를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

첫 번째 안전장치는 임무의 공개성이다. 기관장이 취임할 때 무엇을 바꾸겠다는 말만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을 바꾸지 않겠다는 원칙도 밝혀야 한다. 예산 배분의 기준, 이해관계 충돌을 처리하는 방식, 외부 압력에 대응하는 절차를 공개하면 기관장의 자유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는 자유의 정당성이 커진다. 권한의 경계가 선명할수록 그 안에서 과감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반대 의견의 제도화다. 기관장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사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독립적인 내부 검토, 익명 제보, 결정 전 사전 검토, 소수 의견의 기록 같은 장치가 필요하다. 특히 외부에서 온 기관장일수록 내부의 반대 의견을 저항이나 기득권으로만 해석하지 않아야 한다. 반대는 개혁의 적이 아니라 개혁이 현실과 접촉하는 지점이다.

세 번째는 성과와 책임의 분리다. 단기 성과를 낸 사람이 모든 결정을 정당화할 수 있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 성과가 좋더라도 절차가 부당했다면 검토해야 하고, 결과가 나쁘더라도 당시의 정보와 기준에 비추어 합리적이었다면 무조건 처벌해서는 안 된다. 이 구분이 있어야 구성원은 상급자의 눈치를 보는 대신 공적 판단을 할 수 있다.

개인에 대한 충성이 강한 조직에서는 책임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린다. 모두가 “지시받았다”고 말하지만 아무도 판단하지 않는다. 반면 임무에 대한 충성이 강한 조직에서는 책임이 역할에 따라 분산된다. 상급자는 방향과 기준을 책임지고, 실무자는 사실과 절차를 책임지며, 외부 전문가는 자신이 가져온 해법의 한계를 설명할 책임을 진다.

Key Takeaways

  1. 전문성을 경력으로만 평가하지 말라. 자신의 전문 지식을 공공의 목적에 맞게 바꾸고, 모르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2. 충성의 대상을 세분화하라. 개인, 조직, 임무와 헌법적 가치 중 무엇을 우선하는지 구체적인 갈등 상황을 가정해 확인하라.

  3. 빠른 성과와 신뢰의 속도를 따로 관리하라. 신속한 의사결정에는 반드시 설명, 기록, 이의 제기 절차를 붙여야 한다.

  4. 외부 인사에게 내부의 반대 의견을 의무적으로 듣게 하라. 낯선 시선은 개혁의 자산이지만, 현장의 맥락을 모르면 또 다른 관성이 된다.

  5. 명령보다 임무를 기준으로 책임을 설계하라. 무엇을 지시받았는지뿐 아니라 그 지시가 기관의 존재 이유와 법적 책무에 부합하는지를 기록하고 검토하라.

결국 좋은 기관장은 가장 화려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아닐 수 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대신 그 능력이 어디까지 유효한지 설명하고, 임명권자에게서 권한을 받았지만 그 권한의 최종 목적은 시민에게 있다고 이해하는 사람이다.

외부 전문가는 조직에 새로운 속도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속도는 방향을 대신하지 못한다. 내부 구성원은 조직의 기억을 보존할 수 있다. 그러나 기억은 임무를 대신하지 못한다. 공공조직에 필요한 것은 외부와 내부 중 하나를 고르는 일이 아니라, 전문성이 방향을 잃지 않도록 충성의 대상을 공적으로 설계하는 일이다.

우리가 인사를 평가할 때 “저 사람은 누구의 사람인가”라고 묻는 습관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 정확한 질문은 이것이다. 그 사람은 권력을 얻은 뒤에도, 자신보다 큰 목적에 복무할 수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야말로 한 사람의 경력보다 한 조직의 미래를 더 잘 예측한다.

Sou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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