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한 뒤에도 해임되는 이유: 공로는 개인에게, 정당성은 조직에 있다

porcorosso

Hatched by porcorosso

Aug 1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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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팀이 우승한 직후 감독을 해임한다면, 우리는 먼저 이렇게 묻게 된다. “그 우승은 도대체 누구의 공로였는가?” 그런데 이 질문은 축구 경기장 밖에서도 반복된다. 헌법기관의 결정, 시민사회의 지도부 교체, 조직의 성과와 위기는 모두 한 사람의 이름으로 설명되기 쉽다. 성취는 개인에게 귀속되고, 정당성은 제도에 요구된다. 바로 이 불균형에서 현대 조직의 가장 중요한 긴장이 생긴다.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우승 뒤 감독의 능력보다 구단과 손흥민이 만든 결과였다는 반응이 나왔다는 장면은 단순한 스포츠 논쟁이 아니다. 한편으로는 감독이라는 직책이 성과를 독점하는 것을 경계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결과가 좋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직책의 운영 능력까지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대로 문인단체를 이끌 사무총장과 이사장이 선임되는 장면,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국가적 정당성의 문제로 비화하는 장면은 개인의 자질만으로는 조직의 신뢰를 설명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이 두 장면을 연결하는 질문은 이것이다.

성과를 만든 사람과 그 성과를 정당하게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은 언제나 같은 인물인가?

대답은 대체로 그렇지 않다. 더 정확히 말하면, 조직은 성과의 생산, 성과의 해석, 권한의 위임, 책임의 귀속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배분한다. 이 네 가지를 한 사람에게 몰아줄 때 조직은 편리해 보이지만, 성과가 흔들리는 순간 신뢰도 함께 무너진다.

우승은 한 사람의 작품이 아니다

스포츠에서 감독은 가장 눈에 잘 띄는 책임자다. 전술을 결정하고, 선발 명단을 발표하며, 경기 후 기자회견에 선다. 그러나 실제 경기의 결과는 선수의 기량, 구단의 재정, 의료진과 분석팀, 유소년 시스템, 상대 팀의 약점, 일정과 부상, 심지어 특정 선수의 한 번의 판단까지 결합해 만들어진다.

그렇다고 감독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점은 감독의 공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로의 종류를 구별하는 것이다. 어떤 감독은 팀의 구조를 만들고, 어떤 감독은 이미 존재하는 역량을 결승점까지 운반하며, 어떤 감독은 위기에서 질서를 회복한다. 이들은 모두 기여하지만, 그 기여는 동일하지 않다.

예를 들어 한 회사가 신제품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자. 최고경영자는 출시를 승인했고 언론 인터뷰에도 등장했다. 그러나 제품의 핵심 기술은 전임 연구팀이 개발했고, 고객의 요구를 발견한 것은 영업부서였으며, 생산 문제를 해결한 것은 현장 관리자였다. 성공 직후 최고경영자가 모든 공을 가져가면 구성원은 불공정하다고 느낀다. 반대로 최고경영자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그것도 사실이 아니다. 그의 역할은 여러 역량을 한 방향으로 정렬하고, 위험을 감수할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있었을 수 있다.

따라서 성과를 평가할 때는 “누가 만들었는가”라는 질문만으로 부족하다. 다음 세 질문이 함께 필요하다.

  • 누가 가능하게 했는가? 장기적인 자원과 역량을 구축한 사람은 누구인가.
  • 누가 전환했는가? 잠재력을 실제 성과로 바꾼 사람은 누구인가.
  • 누가 감당했는가? 실패의 위험과 결과에 대한 책임을 실제로 부담한 사람은 누구인가.

이 세 역할은 한 사람에게 겹칠 수도 있지만, 대개는 여러 사람에게 흩어져 있다. 조직이 이 차이를 보지 못하면 우승 뒤의 해임 같은 역설적인 장면이 발생한다. 결과는 훌륭했지만, 그 결과를 재현할 체계가 없다고 판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당성은 결과표에만 있지 않다

성과는 조직의 생존을 위해 중요하다. 그러나 성과만으로 권한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축구팀이 우승했다는 사실은 감독의 특정 전술이 옳았음을 증명할 수 있지만, 그 감독이 앞으로도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사실까지 자동으로 증명하지는 않는다. 한 번의 결과와 지속 가능한 통치 능력은 다른 문제다.

정당성에는 적어도 세 층위가 있다. 첫째는 성과적 정당성이다. 실제로 목표를 달성했는가. 둘째는 절차적 정당성이다. 권한을 부여받는 과정이 규칙과 합의에 부합했는가. 셋째는 관계적 정당성이다. 구성원들이 그 권한 행사를 공정하고 예측 가능하다고 느끼는가.

우승은 첫 번째 정당성을 강하게 만든다. 하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를 대신하지는 못한다. 마찬가지로 한 기관의 결정이 법적으로 내려졌다는 사실은 절차적 정당성의 중요한 근거가 되지만, 시민들이 그 판단의 이유를 납득하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결정이 사회의 기본 질서를 흔든다고 느껴질수록 사람들은 결과만이 아니라 판단의 근거, 과정의 투명성, 권한 행사의 절제까지 요구한다.

여기서 민주주의와 조직 운영이 만난다. 헌법재판소와 같은 기관은 단순히 정답을 발표하는 기계가 아니다. 그 결정은 권력의 경계를 다시 그리고, 시민들이 서로를 대하는 규칙을 재설정한다. 그러므로 판단의 정당성은 결론에만 담기지 않는다. 어떤 논리로 결론에 도달했는지, 반대 의견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자신의 권한이 어디까지인지 설명하는 방식에도 담긴다.

문인단체의 지도부 선임도 비슷하다. 사무총장과 이사장이 앞으로 3년간 조직을 이끌게 된다는 사실은 단순한 인사 공지가 아니다. 그들은 조직의 기억을 관리하고, 내부의 갈등을 조정하며, 외부 사회에 단체의 목소리를 대표하게 된다. 개인의 명성과 활동 이력이 아무리 중요해도, 그 자리를 맡은 뒤에는 개인의 발언과 조직의 공식 입장을 구별할 책임이 생긴다.

권한은 성과의 보상이 아니라, 타인의 기대와 위험을 대신 떠맡는 계약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지도자의 핵심 자질은 카리스마가 아니다. 자신이 만든 것과 자신이 물려받은 것을 구분하는 능력, 자신의 판단과 조직의 합의를 구분하는 능력, 결과의 영광과 비용을 함께 감당하는 능력이다.

개인화된 공로는 왜 위험한가

조직은 복잡한 인과관계를 한 사람의 이름으로 압축하는 경향이 있다. “그 감독이 우승시켰다”, “그 지도자가 단체를 살렸다”, “그 기관이 나라를 구했다”와 같은 문장은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쉬운 설명은 종종 위험한 설명이다.

이 현상을 공로의 압축이라고 부를 수 있다. 여러 사람과 조건이 만든 결과를 하나의 얼굴에 담는 것이다. 공로의 압축은 세 가지 장점을 가진다. 책임자를 찾기 쉽고,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편하며, 조직의 결속을 상징으로 묶을 수 있다. 그래서 선거, 스포츠, 기업 홍보에서 자주 사용된다.

하지만 압축에는 손실이 따른다. 첫째, 보이지 않는 기여자가 사라진다. 둘째, 행운과 구조적 조건이 개인의 능력으로 오해된다. 셋째, 실패가 발생했을 때 문제의 원인을 잘못 진단하게 된다. 결국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가령 어떤 팀이 뛰어난 공격수의 활약으로 우승했다고 하자. 구단은 그 선수를 중심으로 다음 시즌 계획을 짠다. 그러나 실제 우승에는 전술적 희생을 한 수비수, 꾸준히 출전하지 못했지만 훈련 강도를 유지한 후보 선수, 부상 관리를 맡은 의료진, 유리한 계약을 성사한 경영진이 함께 기여했다. 공격수 한 명을 교체하면 전부 무너지는 구조라면, 그것은 스타의 위대함만이 아니라 조직의 취약성을 뜻한다.

정치와 시민사회에서도 비슷하다. 특정 인물의 도덕적 권위가 운동 전체를 대표하게 되면 메시지는 강해진다. 그러나 그 인물이 잘못 판단하거나 자리를 떠나는 순간 운동의 정당성까지 함께 흔들릴 수 있다. 조직이 개인의 명성에 의존할수록 구성원은 지도자에게 충성하는 것과 원칙에 동의하는 것을 혼동하게 된다.

따라서 건강한 조직은 공로를 개인화하되, 정당성은 분산한다. 성과를 설명할 때는 대표 인물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권한을 설계할 때는 견제 장치, 합의 절차, 기록, 승계 계획을 함께 둬야 한다. 한 사람의 능력을 존중하는 것과 한 사람에게 조직의 운명을 맡기는 것은 전혀 다르다.

좋은 지도자는 자신을 결과에서 분리한다

여기서 역설이 하나 생긴다. 훌륭한 지도자는 자신의 공로를 축소해야 하는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지도자는 자신이 한 일을 정확히 말해야 한다. 다만 자신의 기여가 전체 원인인 것처럼 말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기여의 회계라고 부르자. 재무 회계가 돈의 흐름을 추적하듯, 기여의 회계는 결과가 어떤 요소들의 결합으로 만들어졌는지 추적한다. 좋은 기여의 회계에는 네 가지 항목이 들어간다.

첫째, 내가 직접 결정한 것은 무엇인가. 둘째, 내가 물려받은 자산과 조건은 무엇인가. 셋째, 다른 사람들이 제공한 필수 기여는 무엇인가. 넷째, 운과 외부 환경이 결과에 미친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

이 회계를 작성하면 지도자는 두 가지 실수를 피할 수 있다. 하나는 과도한 자기 찬양이고, 다른 하나는 과도한 자기 부정이다. 전자는 조직을 독점하고 후자는 책임을 회피한다. 정확한 자기 평가는 “내가 이겼다” 또는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가 아니라 “이 조건에서 내가 이런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이 기여들과 결합해 이런 결과를 낳았다”에 가깝다.

이 방식은 일상적인 팀에도 적용된다. 프로젝트가 성공했을 때 회의에서 다음 문장을 먼저 말해 보라. “이번 결과에서 우리가 통제한 요소와 통제하지 못한 요소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그 뒤 각자의 결정, 협업, 기반 작업, 외부 변수를 적는다. 이 간단한 절차는 칭찬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칭찬을 더 정확하게 만든다.

동시에 지도자는 실패의 회계도 작성해야 한다. 성공의 공로를 여러 사람과 나누면서 실패의 책임만 아래로 떠넘긴다면, 조직은 곧 지도자를 믿지 않게 된다. 책임은 권한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 결과의 비용을 가장 먼저 설명해야 한다.

조직을 지키는 네 가지 설계 원칙

이 논의를 실제 운영 원칙으로 바꾸면 다음과 같다.

1. 성과와 권한을 별도로 평가하라

우승, 매출 증가, 여론의 호응은 중요한 지표다. 그러나 다음 임기를 맡길지, 더 큰 권한을 줄지는 별도의 평가표로 판단해야 한다. 재현 가능성, 구성원 육성, 갈등 조정, 절차 준수, 외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따로 살펴야 한다.

2. 대표자와 제작자를 구분하라

대외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모든 것을 만든 것은 아니다. 발표자, 의사결정자, 실행자, 지원자를 구분해 기록하라. 조직의 공식 문서와 행사에서 보이지 않는 기여를 드러내는 습관은 구성원의 소속감을 높이고, 다음 성과를 위한 지식을 보존한다.

3. 중요한 결정에는 이유를 남겨라

결론만 기록하면 후대에는 결과가 곧 이유였던 것처럼 보인다. 왜 그 선택을 했는지, 어떤 대안을 검토했는지, 어떤 위험을 감수했는지를 남겨야 한다. 이는 나중에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한 자료가 아니라, 조직이 경험에서 학습하기 위한 기억 장치다.

4. 지도자의 교체에도 원칙이 이어지게 하라

개인이 떠나도 조직이 유지되어야 한다면, 원칙과 절차가 사람보다 선명해야 한다. 승계 계획, 권한의 한계, 내부 이견을 다루는 방식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지도자의 위대함은 자신의 부재를 조직이 견딜 수 있게 만드는 데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Key Takeaways

  • 성과를 평가할 때 결과와 재현 가능성을 분리하라. 한 번의 성공이 지속 가능한 운영 능력을 자동으로 증명하지는 않는다.
  • 공로를 말할 때는 가능하게 한 사람, 전환한 사람, 위험을 감당한 사람을 각각 찾아라.
  • 권한을 맡길 때는 성과뿐 아니라 절차의 정당성, 설명 책임, 구성원의 신뢰를 함께 평가하라.
  • 중요한 결정 뒤에는 결론과 함께 검토한 대안, 감수한 위험, 외부 조건을 기록하라.
  • 지도자가 성공의 영광을 나누고 실패의 책임을 먼저 설명하는지 관찰하라. 이것이 신뢰의 가장 실용적인 지표다.

우리는 흔히 결과가 좋으면 과정도 옳았다고 생각하고, 결과가 나쁘면 책임자를 바꾸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승 직후 감독의 능력이 재평가되는 장면과, 공적 조직의 지도부 선임 및 헌법적 판단을 둘러싼 정당성의 논쟁은 이 믿음이 얼마나 불완전한지 보여준다. 결과는 누가 옳았는지를 알려줄 수 있지만, 누가 계속 권한을 가져야 하는지까지 알려주지는 않는다.

조직의 진짜 성숙도는 영웅을 얼마나 크게 세우느냐가 아니라, 영웅의 공로를 얼마나 정확히 분해하고 권한을 얼마나 신중하게 배분하느냐로 측정된다. 한 사람이 우승을 대표할 수는 있다. 그러나 어떤 한 사람도 우승의 모든 원인이 될 수는 없다.

결국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특정 인물의 명성이 아니라, 성과가 사라진 뒤에도 남아 있는 구조다. 가장 강한 지도자는 자신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이 떠난 뒤에도 사람들이 결과의 진실을 기억하고, 권한의 이유를 이해하며, 다음 선택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사람이다.

Sou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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